아이를 낳기 전에는 육아가 힘들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그때는 막연하게 잠을 못 자서 힘든 정도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육아는 단순히 바쁜 일이 아니었다. 하루 종일 아이를 돌보는 동안 몸과 마음이 동시에 소모되는 일이었다. 특히 가장 먼저 무너진 건 생각보다 체력이었다. 예전에는 밤을 새워도 다음 날 버틸 수 있었는데, 육아를 시작하고 나서는 작은 피로도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과 별개로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지 처음 알게 됐다. 오늘은 육아를 하면서 내가 체력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순간들과, 그 안에서 느꼈던 이야기들을 적어보려고 한다.

하루 종일 쉬지 못하는 몸이 가장 힘들었다
출산 전에는 육아를 하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으니까 체력적으로는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다. 오히려 직장 다닐 때보다 몸이 더 힘들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육아에는 ‘퇴근’이 없기 때문이다.
아침에 눈 뜨는 순간부터 하루가 시작된다. 아이 기저귀를 갈고, 밥을 먹이고, 안아주고, 치우고, 놀아주다 보면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간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제대로 쉬는 시간이 거의 없다는 점이었다. 아이가 낮잠을 자도 집안일을 하거나 밀린 일을 처리해야 했다. 결국 몸은 계속 움직이는데 회복할 시간은 부족했다.
특히 아이가 어릴수록 안아주는 시간이 많았다. 처음에는 잠깐 안는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하루 종일 반복되니 손목과 허리가 버티질 못했다. 아이는 점점 무거워지는데 엄마 몸은 점점 지쳐갔다. 밤에는 팔 저림 때문에 잠에서 깨기도 했고, 허리가 아파 바닥에 앉는 것조차 힘든 날도 있었다.
그런데 더 힘들었던 건 아파도 제대로 쉴 수 없다는 현실이었다. 감기에 걸려도 아이는 엄마를 찾고, 몸살이 와도 밥은 해야 했다. 예전 같으면 하루 종일 누워 쉬었을 텐데 육아 중에는 그게 쉽지 않았다.
한 번은 몸살이 심하게 왔던 적이 있었다. 열도 나고 온몸이 아팠는데 아이는 계속 안아달라고 울었다. 그 순간에는 정말 눈물이 날 만큼 힘들었다. 내 몸 하나 챙기기 어려운데 아이까지 돌봐야 한다는 현실이 버겁게 느껴졌다.
그 시기를 지나며 느낀 건 육아는 단순히 정신력으로 버티는 일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체력이 무너지면 감정도 쉽게 흔들린다. 평소 같으면 괜찮았을 일에도 예민해지고, 작은 일에도 지치게 된다. 결국 엄마 체력이 바닥나면 육아 전체가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
잠 부족은 생각보다 사람을 무너뜨렸다
육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역시 잠 부족이었다. 예전에는 밤늦게 자도 어느 정도 회복이 가능했는데, 육아 중 잠 부족은 차원이 달랐다. 특히 아이가 자주 깨는 시기에는 몇 시간씩 이어서 자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처음에는 다들 겪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조금만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하며 버텼다. 그런데 문제는 하루 이틀이 아니라 몇 달씩 이어진다는 점이었다. 계속 피곤한 상태가 유지되니까 몸도 마음도 점점 무뎌졌다.
특히 새벽 수유나 잠투정이 반복되는 날은 정말 힘들었다. 겨우 잠들었는데 다시 울음소리에 깨고, 아이를 재우고 나면 또 새벽이었다. 그런 날이 반복되니 하루 종일 멍한 상태로 지내는 날도 많았다.
잠 부족이 무서운 건 단순히 피곤한 걸 넘어서 감정까지 흔든다는 점이었다. 평소에는 웃으며 넘길 일도 쉽게 짜증이 났고, 괜히 눈물이 나는 날도 있었다. 특히 아이가 계속 칭얼거릴 때면 나도 모르게 예민하게 반응하게 됐다.
한 번은 아이가 새벽 내내 잠을 안 자던 날이 있었다. 새벽 다섯 시쯤에는 나도 모르게 멍하게 앉아 있었다. 너무 피곤해서 아무 생각도 안 나는데 아이는 계속 울고 있었다. 그 순간 문득 ‘엄마도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육아를 하면 무조건 강해져야 하는 줄 알았는데 사실 엄마도 체력 한계가 있는 사람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체력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예전에는 내가 원래 체력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육아는 그런 자신감을 쉽게 무너뜨렸다. 아무리 정신력이 강해도 잠 부족이 계속되면 결국 무너지게 된다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엄마도 회복이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이었다. 아이만 돌봐야 한다는 생각에 내 몸 상태를 계속 뒤로 미뤘는데, 결국 그게 더 오래 힘들어지는 길이었다.
완벽하려고 할수록 더 빨리 지쳤다
육아 초반의 나는 뭐든 잘해내고 싶었다. 아이 밥도 제대로 챙기고 싶었고, 집안도 깔끔하게 유지하고 싶었다. SNS에서 보이는 정리된 육아 모습들을 보며 나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다. 아이 한 명 돌보는 것만으로도 하루 에너지가 다 소모됐다. 그런데도 나는 자꾸 완벽하게 하려고 했다. 아이 낮잠 자는 시간에는 쉬지 못하고 집안일을 했고, 부족한 잠을 줄여가며 정리를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완전히 지쳐버렸다. 몸은 계속 피곤한데 쉬는 법을 몰랐다. 아이가 잠든 뒤에도 뭔가 해야 마음이 놓였고, 결국 하루 종일 긴장 상태로 지내게 됐다.
가장 크게 바뀐 건 완벽함을 내려놓으면서였다. 어느 날은 설거지를 미루기도 하고, 반찬 몇 가지 없어도 괜찮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죄책감도 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다. 엄마가 쓰러질 만큼 애쓰는 육아는 오래 갈 수 없다는 걸 말이다.
특히 체력이 부족한 날에는 아이와 웃으며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려 했다. 예전에는 좋은 엄마가 되려면 뭐든 완벽해야 한다고 믿었는데, 지금은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건 지치지 않은 엄마라는 생각이 든다.
신기하게도 내가 조금 여유를 가지니 아이에게도 덜 예민하게 반응하게 됐다.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는 작은 울음소리도 힘들었는데, 조금이라도 쉬고 나면 마음이 훨씬 안정됐다.
육아를 하면서 가장 늦게 배운 건 엄마 체력을 챙기는 것도 육아라는 사실이었다. 내 몸이 버텨야 아이도 오래 안정적으로 돌볼 수 있다는 걸 이제야 조금 이해하게 됐다.
육아를 시작하고 가장 먼저 무너진 건 생각보다 엄마 체력이었다. 잠 부족, 반복되는 집안일, 계속되는 긴장감 속에서 몸은 점점 지쳐갔다. 그리고 체력이 무너지면 감정까지 쉽게 흔들린다는 걸 직접 겪으며 알게 됐다.
예전에는 좋은 엄마가 되려면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오래 버티기 위해서는 엄마도 쉬어야 하고,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말이다.
혹시 지금 육아하면서 이유 없이 지치고 예민해진 자신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면, 그건 마음이 약해서가 아니라 정말 많이 지쳐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엄마도 체력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걸, 나 역시 육아를 하며 뒤늦게 배웠다.